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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미지로 프린트물 제작해 팔아본 후기

by 마음 한 스푼 2025. 6. 25.

 디자인 툴 하나 제대로 다뤄본 적 없고, 미술도 전혀 배운 적 없는 상태에서 프린트물 제작을 시도한다는 건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생성형 AI 이미지 도구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텍스트로 설명만 하면 원하는 이미지가 나오고,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비전공자도 창작의 장벽을 훌쩍 넘을 수 있는 환경이 열렸다.

 중요했던 건 어떤 스타일이 인쇄했을 때도 매력적일지를 판단하는 감각이었다. AI 이미지 중에는 디테일은 훌륭하지만 인쇄하면 뭉개지거나 색감이 죽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생성 후에는 고해상도 파일로 리사이징하거나 일부는 보정작업도 필요했다. 툴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도, 캔바나 포토피아 같은 쉬운 편집 도구를 통해 충분히 상품 수준으로 다듬을 수 있었고, 이는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도 가능했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미지 자체가 이미 완성도가 높게 만들어진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AI의 결과물을 어떻게 구성해 보여줄지를 고민하는 기획의 힘이었다. 시리즈를 구성하거나 메시지를 더해주는 작은 아이디어만으로도 제품으로서의 가치를 갖추게 되면서, 점점 더 상품화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AI 이미지로 프린트물 제작해 팔아본 후기

 

프린트물 제작 어디서 어떻게 했을까


 AI 이미지로 만든 결과물을 실제 인쇄물로 옮기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지만,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비용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었다. 처음에는 소량으로 테스트 제작이 가능한 인쇄소를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인터넷에 ‘1장도 인쇄 가능한 포스터 인쇄소’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 지역 업체나 온라인 인쇄 플랫폼을 비교했고, 가격, 배송, 품질 등을 꼼꼼히 따져가며 샘플을 제작했다.

 가장 많이 활용한 인쇄물은 포스터, 엽서, 북마크였다. 포스터는 주로 A3 사이즈에 200g 이상의 고급용지를 선택했고, 엽서는 코팅 없이 따뜻한 질감이 남는 무광 재질을 선택했다. 각각의 상품은 단순히 출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패키징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인쇄된 결과물을 활용한 사진도 함께 준비했다.

 캘린더나 데스크 용품 같은 형태는 약간의 편집이 필요했지만, AI 이미지를 배치하고 날짜나 문구만 넣는 수준이어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캔바, 파워포인트, 또는 도큐먼트 기반 편집 도구를 활용해 손쉽게 구성했고, 인쇄는 이를 그대로 PDF로 저장해 인쇄소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인쇄 시 주의할 점은 색상 모드와 해상도였다.이미지는 인쇄 시 변환되기 때문에 색감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 부분은 몇 번의 샘플 테스트를 거쳐 확인했고, 특히 노란색이나 핑크 계열은 인쇄 시 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의도한 색감이 살아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처럼 프린트물 제작은 단순히 결과물을 뽑는 작업이 아니라, 어떤 용지와 방식이 가장 이미지와 잘 어울릴지를 찾아가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창작의 감각보다 중요한 것은 세밀한 관심과 반복된 테스트라는 사실이었다.

 

스마트스토어에 올려 판매해보기까지의 시행착오


 프린트물 제작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공간은 스마트스토어였다. 온라인 마켓 중에서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직접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국내 소비자 대상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 이유였다.

 판매자 등록은 비교적 수월했다. 간이사업자로 등록하고, 네이버 판매자센터를 통해 스토어 개설을 진행한 뒤, 상품 등록 양식을 채우면 바로 오픈할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시간을 들인 부분은 상세페이지 제작이었다. 단순히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상품의 분위기, 콘셉트, 활용 예시 등을 담은 설명이 필요했다.

 상세페이지는 직접 사진을 찍어 구성했다. 엽서는 책 위에 올려서 촬영하고, 포스터는 벽에 붙여 인테리어 소품처럼 연출해봤다. 이렇게 실제 활용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AI 이미지로 제작한 감성 엽서’, ‘자연을 담은 휴식형 일러스트’처럼 키워드 중심의 설명을 활용해 검색에 잘 노출되도록 구성했다.

 판매 초기에는 반응이 거의 없었다. 방문 수는 조금씩 늘어났지만,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SNS 연동을 시도했다. 인스타그램에 제품 사진과 짧은 문구를 함께 올리고, AI 이미지 제작 과정도 공유하면서 관심을 유도했다. 이 과정을 통해 소규모 팔로워 기반이 생기기 시작했고, 실제로 첫 구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유입된 고객이었다.

 가격 설정도 중요한 변수였다. 초기에는 너무 저렴하게 책정했지만, 오히려 제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후 적정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1+1 구성이나 시즌별 한정 굿즈처럼 구성의 다양성을 줌으로써 점차 구매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판매 가능한 이유와 앞으로의 방향


 AI 이미지로 프린트물을 제작해 판매한 경험을 통해 느낀 가장 큰 수확은, 창작의 접근성이 얼마나 낮아졌는지에 대한 실감이었다. 예전에는 디자이너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했던 상품 제작이, 이제는 누구나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 되었다.

AI가 만들어주는 이미지는 단순히 그림 한 장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와 감성으로 확장될 수 있는 도구였다. 포스터 한 장에 맞는 문구를 붙이고, 엽서 뒷면에 메시지를 삽입하며, 단순히 판매용 이미지가 아니라 일상의 감성을 담는 콘텐츠로 재해석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 스킬보다 이미지에 감성과 기획을 더하는 능력이었다.

 앞으로의 방향은 이 경험을 기반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AI 이미지 기반 굿즈를 계절별로 구성하거나, 스토리 기반의 시리즈를 만들어보는 방식도 가능하다. 고객이 상품에 기대하는 건 단순한 시각적 만족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작은 기쁨이다.

 또한 판매 플랫폼도 확장할 수 있다. 스마트스토어뿐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이나 해외 마켓플레이스도 고려 대상이다. 특히 해외 소비자는 감성적인 아트 포스터나 자연풍 이미지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영어 키워드 기반 콘텐츠를 기획하면 더 넓은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한계는 이제 핸디캡이 되지 않는다. AI 도구를 잘 활용하고, 소비자의 감성을 읽어내는 기획자적인 감각만 있다면, 누구든 프린트물 제작과 판매에 도전할 수 있다. 처음이 어렵지, 그 뒤에는 반복되는 실험이 경험을 만들어간다. 지금은 창작자가 아니라, 기획자와 제작자, 브랜드 주인이 될 수 있는 시대다. AI는 그 문을 열어주는 가장 든든한 도구다.